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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콜마르, 하울의 성이 살아 숨 쉬는 크리스마스 마을

겨울 유럽 여행을 꿈꾸며 지도를 펼쳐 보던 날, 콜마르라는 이름 석 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처음 본 날의 떨림이 아직 생생했기에, 그 마을을 닮았다는 소도시가 궁금했습니다. 프랑스 동부 알자스 지방, 독일 국경과 가까운 이곳은 파스텔빛 목조 가옥과 운하가 어우러진 중세 마을입니다. 콜마르는 하루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크기지만, 걷는 내내 장면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는 곳이었습니다.

운하를 따라 늘어선 콜마르의 파스텔빛 목조 가옥

물길 따라 걷는 쁘띠 베니스의 오후

콜마르 구시가지 중심에는 '쁘띠 베니스(Petite Venise)'라 불리는 운하 구역이 있습니다. 작은 물길을 따라 16세기에 지어진 가옥들이 나란히 서 있는데, 각기 다른 색감의 벽과 꽃 장식이 창문마다 달려 있어 걷는 동안 시선이 멈출 곳이 많았습니다. 저는 오후 햇살이 비스듬히 기울 무렵 이곳을 걸었는데요. 물 위로 집들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고, 작은 배 한 척이 천천히 지나갔습니다.

배를 타고 물 위에서 마을을 바라보는 체험도 가능합니다. 약 30분 정도 소요되며, 걸어서는 보지 못했던 각도에서 가옥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운영 시간과 요금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니 방문 전 공식 관광안내소나 지도 앱에서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하울의 성을 떠올리게 하는 메종 피스테르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16세기에 지어진 '메종 피스테르(Maison Pfister)'입니다. 연한 노란색 벽에 목재 골조가 드러난 전형적인 알자스식 건축인데요. 뾰족한 지붕과 창문의 배치, 벽면의 장식이 하울의 성에 나오는 마을 풍경과 닮아 있습니다. 실제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콜마르를 방문하며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현재도 사용 중이기 때문에 내부 관람은 어렵지만, 외관만으로도 충분히 사진에 담을 가치가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방문하면 관광객이 적어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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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마켓이 켜지는 밤의 콜마르

겨울이 되면 콜마르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문을 엽니다. 저는 해 질 무렵 마켓에 들렀는데요. 가판대마다 오렌지 향이 나는 뱅쇼(mulled wine)와 수제 쿠키, 작은 장식품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뱅쇼 한 잔을 손에 들고 반짝이는 전구 아래를 거니는 순간, 하울과 소피가 하늘을 걷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마켓은 보통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운영되지만, 정확한 일정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녁 시간대에는 사람이 많으니, 오후 4시쯤 방문하면 비교적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주말보다는 평일이 한산한 편입니다.

여행을 준비하며 알아두면 좋을 것들

콜마르는 하루 일정으로 충분히 둘러볼 수 있지만, 인근 소도시인 리퀴에르(Riquewihr)나 에기샴(Eguisheim)까지 함께 방문한다면 1박 2일 코스로 계획하셔도 좋습니다. 프랑스이지만 독일 국경과 가까워 독일식 건축과 문화가 혼재된 분위기가 독특합니다.

만약 크리스마스 마켓 시즌에 방문한다면 숙소는 최소 1~2개월 전에 예약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겨울에는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오후 4시 이후부터 마을에 불이 켜지기 시작하는데요. 이 시간대를 꼭 경험해 보시길 권합니다.

콜마르는 사진으로만 보던 동화가 실제로 펼쳐지는 곳이었습니다. 올겨울 유럽에서 동화 같은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다면, 이 작은 마을을 여행 목록에 저장해 두셔도 좋겠습니다.

신정훈 기자 (sjh@trendpi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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